남산사(정읍)

남산사는 남산의 정기를 받은 참선도량이다. 정읍의 남산은 예로부터 반야선(般若禪) 터라고 알려져 있었다. 이 곳 선(禪)의 도량에는 병자호란 이전에 승려가 100여 명이나 기거한 큰 절이 있었다고 하며, 이 절은 옛날에는 한적사(閑寂寺)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후기인 1745년 무렵에 금토선사가 중건했지만 그 뒤 언제부터인가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남산의 절터에서는 주춧돌과 기와장이 무수히 나오고 있단다.하지만 지금은 남산사는 옛날에 규모를 자랑하던 남산사가 아니다. 남산의 야트막한 구릉에 맞게 낮은 모습의 대웅전이 한창 세워지고 있다. 부처님의 원력으로 이곳 정읍에 알맞게 새롭게 사찰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장인 것이다. 바로 이곳의 산하와 어울려, 이곳의 인심을 담아 부처님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파랗게 익어가는 벼이삭이 논두렁을 가득 채운 정읍의 들녘을 지나 그다지 험하지 않은 남산길을 따라 남산사에 가면, 한창 새로 짓고 있는 대웅전에서 바로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부처님의 존재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